서울 지하철 4호선에 객실 의자가 없는 ‘입석칸’이 생긴다. 출·퇴근시간대 200%에 육박하는 혼잡도를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시민들 사이에선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교통공사는 10일 출근길부터 4호선에서 혼잡도 완화를 위한 전동차 객실 의자 개량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는 4호선 1개 편성·1개 칸의 객실 의자를 제거해 공간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공사는 객실 의자 제거 시 칸당 12.6㎡ 탑승 공간을 확보해 193.4%를 기록한 4호선 최고 혼잡도가 최고 153.4%까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객실 의자 제거 대상 호차는 혼잡도, 차내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3호차(4번째 칸 또는 7번째 칸)를 선정했다.
앞서 공사는 지난해 11월 시범 사업 계획을 밝히면서 4·7호선 전동차 내 2개 객차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자를 제거하면서 생기는 안전 문제 등을 두고 시민이나 전문가들 사이에 우려가 적지 않았다.
이에 공사는 7호선을 시범사업 대상에서 제외하고 입석 대상 객차도 2칸에서 1칸으로 줄였다.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스텐션 폴(지지대), 손잡이를 설치하는 등 보완 작업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열차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시범운행 자동 안내방송, 출입문 안내 스티커 부착 등의 사전 작업도 진행했다.
하지만 시민 우려는 여전하다. A씨는 “출·퇴근 시간만 붐비는데 이땐 의자 유무 상관없이 모든 칸에 사람이 가득 탄다”며 “실효성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B씨 역시 “노약자나 장애인 등은 어떻게 타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또 가운데를 보면 손잡이 봉이 높다. 키 작은 사람도 이용하기 어려울 것 같고 열차가 흔들려 한 명이 넘어지면 다 넘어질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공사는 시범 열차 운행 모니터링과 혼잡도 개선에 대한 효과성 검증을 마친 후 확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공사 관계자는 “지적된 부분이나 상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