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회전국연합회는 일제강점기 항일운동과 한국전쟁 당시 구국운동, 이후 군사독재정권에 항의하는 민주화운동에 앞장서며 기독 청년운동의 산실이었다. 하지만 인구 감소와 교세가 줄면서 조직은 약해지고 위축됐다. 전국 69개 노회에 조직됐던 지역 청년회연합회는 현재 17개밖에 남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청년 조직의 붕괴를 막고 청년 연합 사역의 불씨를 되살리자’며 주요교단들이 팔을 걷었다. 장로교 양대 교단인 예장통합(총회장 김의식 목사)과 예장합동(총회장 오정호 목사)이 대표적이다.
예장통합은 9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청년회연합회 재건대회’를 열고 5개 권역 별로 청년연합회를 조직키로 했다. 이번 재건대회는 청년들의 요청으로 시작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청년들의 요청으로 총회가 재건대회라는 ‘판’을 깔아준 것이다. 지난해 11월 조직된 강원노회 청년회연합회에 참여하고 있는 박주은(춘천동부교회)씨는 “많은 친구들이 교회 활동보다 취업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원하면서 연합회 활동을 확장해 나가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그러나 총회가 재건대회를 통해 청년들을 응원해줘서 힘과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예장합동은 최근 수도권에 ‘전국기독학생면려회(SCE) 쉘터(쉼터)’를 만들고 청년 사역을 독려하고 있다. 예장합동 학생지도부는 청년들이 자유롭게 모이고 기도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서울 4개 교회와 인천 1개 교회에 쉘터를 세웠다. 청년들이 언제든지 찾아와 교회시설을 이용하고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양병국 학생지도부장은 “단 한 명의 학생이 남아있더라도 그들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총회 역할”이라며 “새들이 나무에 모여들듯이 청년들이 총회가 마련한 곳에서 하고 싶은 활동을 마음껏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가족 단위 행사를 활성화하면서 청년들의 동참을 유도하는 교단도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이철 목사) 30~40대 남성 모임인 청장년전국연합회는 ‘가족사랑 캠핑’이나 ‘엄마 방학’ 등의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강동화 청장년전국연합회장은 “가족 동반이 아니면 연합회 모임이 확대되기 어렵다”며 “모임에 부부나 자녀가 함께 오면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용미 손동준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