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예수의 표적] <43> 일어나서 걸어라

입력 2024-01-09 03:07
베데스다 연못의 중풍병자.

예수님이 유대인의 큰 명절을 맞아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네
예루살렘 성읍 양문 곁에는
‘베데스다’라는 연못이 있네

솔로몬의 행각 다섯 개가 세워진
그 연못에는 신비스러운 전설이 있네
물이 움직일 때 가장 먼저 들어가면
어떤 병이든 낫는다는 전설이네

연못 주변의 행각에는
각지에서 온 수많은 병자로 항상 넘쳐나네
그중에는 38년 된 중풍병자도 누워있지만
다른 이들보다 굼떠 절망의 세월만 보내네

예수님이 그 병자를 불쌍히 여기시네
진정 네가 낫기를 원하느냐
그러면 일어나 자리를 걷어들고 걸어라
그러자 그 병자가 벌떡 일어나 그대로 행하네

◇베데스다 연못가에서 38년 된 중풍병자를 고쳐주신 표적이다. ‘베데스다’는 ‘은혜의 집’이란 뜻인데 예루살렘의 양문 곁에 있는 연못이다. 간헐천으로 가끔 지하에서 물이 솟구칠 때면 수면이 움직인다. 여기서부터 전설이 생겼다. 천사가 그 물을 움직이는데 바로 그 순간에 가장 먼저 물에 들어가면 무슨 병이든 낫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못 주변에는 항상 각양각색의 병자들로 넘쳐났다. 38년 된 중풍병자도 그들 중 하나다. 그는 기약 없는 절망의 세월을 보내다가 예수님을 만난 날, 벌떡 일어나 소망의 삶을 살게 된다. 이 외에도 예수님은 가버나움에서 가르치실 때 친구들이 지붕을 뚫고 달아내린 침상 위의 한 중풍병자를 고쳐주신 일도 있었다.(마 9:1~8) 예수님을 만나면 사람을 드러눕게 만드는 중풍병은 드러눕고 중풍병자는 벌떡 일어난다.

김영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