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AI가 일상 지배할까… 신기술·신제품 대거 출동 ‘각축’

입력 2024-01-09 04:07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9일(현지시간) 개막하는 ‘CES 2024’에서 글로벌 기업들은 첨단기술을 접목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인공지능(AI) 스크린’ 등의 혁신기술을 내세운 삼성전자가 마련한 전시관에는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라는 슬로건이 걸려 있다. 삼성전자 제공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는 미래에 어떤 기업의 인공지능(AI) 기술과 제품이 일상을 지배하는지 겨루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챗GPT가 등장한 지 1년이 지난 현재 AI는 관념적 기술이 아닌 사용자들이 실제 사용하고 체감할 수 있는 영역으로 들어서고 있다. 업계에선 ‘AI’ 수식어를 붙이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사용자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기술 개발과 서비스 출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9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에서 개막하는 CES에서 공통적으로 ‘삶에 스며드는’ AI 혁신 기술을 제안한다. 삼성전자는 LVCC에 참가 업체 중 가장 넓은 3934㎡(약 1192평) 규모로 전시관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개막 이틀 전인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퍼스트 룩’ 행사에서 차세대 AI 프로세서를 공개하며 AI 스크린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 프로세서로 저화질 콘텐츠를 8K로 바꾸고, 스포츠 경기를 감지해 공의 움직임을 보정할 수 있다. 화면의 여러 음원 중 음성만 분리해 대화를 명료하게 전달하는 것도 가능하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삼성 AI 스크린은 가정의 중심에서 집안 모든 기기를 연결·제어하는 AI 홈 디바이스의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집과 상업공간, 모빌리티 등으로 확장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을 대거 선보인다. LVCC 전시관에선 가사도우미 역할을 하는 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가 두 바퀴로 움직이며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로봇에 탑재된 카메라, 스피커, 홈 모니터링 센서가 집안의 실시간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전을 제어한다. 로봇은 전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사용자와 소통한다. LG전자의 AI 중심 스마트홈은 다양한 센서로 고객 생활을 데이터화하고 말과 행동, 감정까지 감지해 사용자가 필요한 것을 먼저 알아낼 수 있다. 집 안에 설치된 비접촉 센서로 심박수와 호흡을 감지해 건강상태에 맞춰 온도·습도를 자동 조절하는 식이다.

LG전자는 AI 성능이 기존보다 4배 강력해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용의 화질·음질 엔진 ‘알파11 프로세서’를 탑재한 투명·무선 OLED TV도 공개한다. AI 기술로 영상을 픽셀 단위로 분석한 뒤 제작자 의도를 고려해 색을 보정한다. 좌우 스피커로만 구성된 2채널 음원도 풍성한 공간 음원으로 변환한다.

글로벌 유통·뷰티 기업들이 AI를 서비스와 제품에 어떻게 적용할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에 나서는 로레알은 지난해 CES에서 자동 메이크업 로봇 합타(HAPTA)를 선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의 입술 상태 진단기기는 디지털 헬스 부문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LG생활건강은 AI 기술이 적용된 타투(문신) 프린터를 선보인다. 유통기업 월마트는 AI와 로봇공학 등이 유통 사업에 어떻게 적용될지 청사진을 보여줄 예정이다.

라스베이거스=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