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차기 외교부장으로 거론되는 류젠차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대리전 양상을 띠는 대만 총통선거(13일) 직전에 이뤄지는 중국 고위급의 방미여서 관련 논의가 있을지 주목된다.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는 7일 홈페이지를 통해 9일 류 부장이 참석하는 미·중 관계 대담 행사를 예고했다. 류 부장은 워싱턴과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을 방문해 미 당국자들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난해 11월 정상회담 합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한반도 문제 등 국제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6월 중국의 당대당 외교를 담당하는 대외연락부장에 취임한 류 부장은 외교 분야에서 눈에 띄게 활약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류 부장은 취임 후 베이징에서 200여명의 외국 사절을 만났고 영국·프랑스 등 18개국을 방문했다. SCMP는 “친강 전 외교부장이 지난해 7월 갑자기 낙마한 후 류 부장이 주목받기 시작했고 최근의 외교 활동은 더 높은 직위를 위한 오디션 같은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총통선거 전 마지막 주말을 맞은 대만에서 집권 민진당과 제1야당 국민당, 제2야당 민중당은 막판 유세에 총력을 쏟았다. 친미·독립 성향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는 “민진당에 투표해야 대만의 앞길이 더욱 넓다”고 강조했다. 친중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는 일당 우위가 이뤄지지 않도록 견제와 균형을 당부했고, 제3 후보인 민중당의 커원저는 양당을 동시에 끌어내리자고 호소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