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일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도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이 언급됐다. 그러나 향후 개혁 방안을 발표하겠다며 큰 틀의 제목만 제시한 수준이어서 추진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정부 출범 이후 2년간 4번째 경제정책방향인데도 주요 개혁의 방향성조차 제시하지 못해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정부는 우선 노동개혁과 관련해 상반기 중 ‘임금 격차 해소 등을 위한 이중구조 개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내 대화기구 구성을 논의하고, 최저임금과 관련해선 최저임금위원회 내 다양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정권 초기부터 논란을 빚은 ‘주52시간’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선 상반기 중 노사정 대화를 거쳐 ‘근로시간 제도개편 보완 방안’을 내놓겠다는 계획도 담겼다.
모두 사회적대화 기구를 통해 논의하겠다는 수준인 셈이다. 숱한 갈등을 반복했던 노사정 대화체가 잘 굴러가게 하기 위해 정부가 무엇을 하겠다는 식의 설명도 없다. 이중구조 개선 대책의 경우 이제 대화기구 구성을 논의하겠다는 것이니 사실상 ‘제로 베이스’ 시작이나 다름없다.
다른 개혁 과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당장 기금 고갈 문제가 눈앞에 닥친 국민연금 개선 방안은 ‘국회 연금개혁특위를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구체적 개혁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 토대가 되는 재정추계 실무단 등을 이달부터 운영한다고 밝혔다. 국민·기초·퇴직연금을 아우르는 노후소득 보장체계 개편 방안도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교육 부문과 관련해서는 국가장학금 지원 대상을 대폭 확대하고 지원 요건을 개선한다는 내용이 전부다. 구조개혁과는 거리가 멀다.
무엇보다 정부가 사실상 손에서 떠나보낸 논의들이 언제 마무리될지도 미지수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노동시간 문제는 경사노위에서 논의를 시작했고 언제 결과가 나온다고 말하기는 힘들다”며 “연금 개혁은 국회 논의에 따라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