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술을 맡은 서울대병원이 이 대표가 흉기 피습으로 왼쪽 목에 1.4㎝의 자상(찔려서 생긴 상처)을 입었지만 회복 중이라고 4일 밝혔다. 지난 2일 수술 후 이틀 만에 나온 첫 공식 브리핑이다.
수술을 집도한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표가 순조롭게 회복하고 있다. 그러나 칼로 인한 외상 특성상 추가적 손상이나 감염, 혈관 수술 후 합병증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경과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근육(목빗근)을 뚫고 그 아래에 있는 속목정맥(내경정맥) 앞부분이 둘레 60% 정도 예리하게 잘려 있었고 핏덩이가 고여 있었다”며 “다행히 더 뒤쪽에 있는 동맥이나 뇌신경, 식도, 기도 손상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2일 오후 4시20분부터 1시간40분간 이 대표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 직후 브리핑을 예고했지만 공지 1시간여 만에 취소했다. 대신 민주당이 이 대표의 상태를 알려왔지만, 불필요한 논란 확산에 서울대병원이 직접 브리핑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민 교수는 이 대표가 닥터헬기로 부산대병원 외상센터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경위도 밝혔다. 그는 “목정맥이나 목동맥의 혈관 재건술은 난도가 높아 수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부산대병원의 전원 요청을 받아 수술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산대병원의 말은 다르다. 부산대병원은 애초 이 대표에 대한 응급수술이 필요하다고 보고 바로 수술에 들어가는 것을 권고했다고 한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보호자 측이 서울대병원 전원을 결정하고 통보한 것”이라며 “내부에서도 전원이 위험하다며 반대하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영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도 “우리가 전원을 요청한 것도, 헬기를 요청한 것도 아니다. ‘헬기 이송할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는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헬기를 탑승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만 판단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입원실에서 회복 중인 이 대표가 첫 식사를 하고, 다소 느리지만 의사소통도 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기자단에 보낸 메시지에서 “이 대표가 물만 섭취하다 오늘 낮 병원에서 제공하는 미음으로 식사를 했다”고 알렸다. 이 대표는 이날 얼굴을 본 사람들에게 쉰 목소리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