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증편향’이 올해 한국 사회가 주목해야 할 사회심리 현상으로 꼽혔다. 확증편향이란 자신의 견해가 옳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증거는 적극적으로 찾으려 하는 반면 반대되는 증거들은 무시하는 경향성을 뜻한다.
‘한국 사회 및 성격 심리학회’는 회원 전체를 대상으로 ‘2024년 한국 사회가 주목해야 할 사회심리 현상’과 관련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확증편향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고 4일 밝혔다. 대학교수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확증편향, 사회적 고립, 자기불구화, 인지부조화, 닻 내리기 효과 등 5개를 후보군으로 선정한 뒤 조사한 결과다.
확증편향은 특히 정치·사회 현안을 소비할 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유튜브나 SNS 등에서 사용자의 시청 기록과 검색 기록을 분석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알고리즘 추천’ 기능이 이를 더 심화시킨다고 학회는 분석했다.
한쪽으로 치우친 정보나 주장만 보다 보면 가짜뉴스와 음모론, 팬덤정치에 쉽게 빠질 위험이 크다. 보고 싶어 하는 부분만 보려 하거나 한 번 옳다고 믿는 생각은 잘 바꾸지 않게 된다. 학회 측은 “확증편향은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없도록 만듦으로써 사회갈등을 부추기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확증편향에 빠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인지적 한계 때문으로 봤다. 모든 정보를 찾아볼 시간과 에너지가 없으니 자신의 믿음과 일치하는 정보만 취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지름길’을 택한다는 것이다. 또 사람들은 자기 생각이 틀렸다는 사실을 극도로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경향이 확증편향을 굳힌다고 학회는 설명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