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낙서 지우는 데 1억… “훼손 3명에 전액 청구”

입력 2024-01-05 04:04
문화재청 관계자가 4일 낙서 제거 작업을 마친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 앞에서 희미하게 남아 있는 낙서 자국을 가리키고 있다. 권현구 기자

문화재청은 지난 12월의 ‘낙서 테러’로 훼손된 경복궁 담장 복구비용으로 1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1·2차 범행을 저지른 3명에게 이를 모두 청구하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4일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주변 궁궐 담장 스프레이 낙서의 보존 처리를 마치고 가림막을 제거해 현장을 공개했다. 또 재발방지 대책도 발표했다.

낙서로 훼손된 구간은 영추문 좌우측 12.1m,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일대 24.1m 등 총 36.2m에 달한다. 국립문화재연구원과 국립고궁박물관 소속 보존처리 전문가 234명이 투입돼 8일 동안 스팀 세척, 레이저 클리닝, 블라스팅 등 화학·물리적 방법을 써서 스프레이로 쓴 글자의 흔적을 지워냈다.

낙서 제거 및 원상 복구에 장비·물품비(2153만원)와 인건비 등을 합쳐 총 1억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문화재청은 추산한다. 현재 공정의 80%를 마친 상태이며, 추후 담장 표면 상태를 점검한 뒤 최종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2020년 개정된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원상 복구비용을 첫날 낙서를 한 10대 남녀와 이튿날 비슷한 범행을 저지른 20대 등 3명에게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손해배상 청구는 법 개정 이후 처음이다. 또 3년 이상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력해 강력 대응키로 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 경복궁 외곽 담장에 기존 14대인 CCTV를 20대 추가하는 등 4대궁과 종묘, 사직단 외곽 담장에 총 100대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경복궁 순찰 지역을 확대하고, 야간 시간대 자율적으로 2∼4회 이뤄지던 순찰을 8회로 확대키로 했다.

울산의 유명 관광지인 대왕암공원 바위에 3일 파란색 스프레이로 쓰인 '바다남' 낙서. 울산 동구청은 발견 즉시 제거작업에 나서 현재는 지워진 상태다. 울산 동구 제공

한편 울산 유명 관광지인 대왕암공원 기암괴석에 스프레이로 쓰인 낙서가 발견돼 관할 지자체가 조사에 나섰다. 울산 동구청에 따르면 지난 3일 대왕암공원 한 바위에 파란색 스프레이로 ‘바다남’이라고 적힌 낙서가 발견됐다. 전날 구청이 제거작업을 끝내 지금은 낙서가 지워진 상태다.

손영옥 문화전문기자. 울산=조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