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출사표를 던진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임기 막바지까지 잇단 비공식 선거운동 행보를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방 장관은 지난 2일 본인 명의 페이스북 계정에 “새해 기업인들과, 원팀 코리아로 다시 대한민국 위해 파이팅”이라는 문구와 함께 사진 4장을 업로드했다. 모두 같은 날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회관에서 열린 ‘2024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기업 총수들과 찍은 사진이었다. 사진마다 파트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 바뀌었다.
방 장관은 부처 공식 페이스북 계정이 아닌 자신의 개인 계정을 통해 활동 내용을 홍보해 왔다. 그의 계정은 친구 수가 3000명에 달한다. 문제는 방 장관이 4일 장관직에서 물러나 총선에 출마할 ‘예비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총선 후보자가 사퇴 직전까지 장관 지위를 활용해 기업 회장들과의 친분을 과시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그는 김재옥 수원상공회의소 회장, 이세용 전 삼성협력사협의회장과 찍은 사진도 계정에 올려놨다. 모두 방 장관이 출마할 예정지인 경기도 수원과 관련 있는 인물이다.
방 장관은 지난 1일에도 부처 직원과 출입기자 등 언론인에게 새해 축하 문자를 보내면서 이임식 이후인 오는 7일 수원에서 열리는 자신의 출판기념회 일정을 알렸다.
방 장관의 이 같은 행보가 법적으로 공직자의 중립 의무 위반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이 2021년 ‘기한 내에 사직원을 제출했다면 수리 여부와 무관하게 후보자로 등록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려 공직자도 직위를 유지한 채 선거운동을 펼칠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20일 취임해 3개월 여만에 장관직을 떠나는 그를 바라보는 눈초리는 싸늘하다. 짧은 재임 기간이었지만 방 장관은 9, 10월 부산 국제박람회 유치 활동을 위한 해외 출장을 간 데 이어 11월에도 엑스포 정부 대표단으로 프랑스에 다녀왔다. 임기 동안 ‘총선용 스펙’만 알뜰하게 챙겨 나간다는 수군거림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