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의원직 던지고 신당행

입력 2024-01-04 04:06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 앞서 걸어 나오고 있다. 최현규 기자

허은아 의원이 국민의힘을 탈당해 이준석 전 대표가 이끄는 가칭 ‘개혁신당’에 합류한다고 3일 선언했다. 허 의원은 비례대표이기 때문에 탈당계가 처리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허 의원은 의원직을 내려놓고, 개혁신당의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떠난다”면서 “꽃길이어서가 아니라 가야 할 길이고 비겁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 길이기에 가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허 의원은 “우리는 끝끝내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며 여권을 비판했다. 허 의원은 “용산의 국정운영 기조와 불통이 문제이고, 느닷없는 이념 집착이 문제이고, 검사 일색의 인사가 문제”라면서 “거기에 더해 대통령 가족의 처신이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허 의원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서도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와서 윤색을 한다고, 급하게 인테리어를 바꾼다고 본질이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허 의원은 “저와 신당은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협박 정치, 이제는 끝내겠다”고 역설했다.

허 의원의 의원직은 비례대표 후보 다음 순번인 테니스 선수 출신 김은희 코치가 승계받게 된다. 허 의원의 탈당 결정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스스로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지만 당에서 출당을 당하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금태섭 전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 ‘새로운선택’에 합류를 선언하고도 탈당을 거부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 사례와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 동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신당 온라인 당원 가입이 시작됐다. 5400명 정도 가입했다”며 “지금 속도대로라면 오늘(3일)이나 내일(4일) 중으로 중앙당 설립 요건을 갖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 의원이 가세하면서 이 전 대표 측근인 ‘천아인’(천하람·허은아·이기인) 모두 신당에 모이게 됐다. 그러나 허 의원이 의원직을 내려놓기 때문에 현역 의원은 여전히 0명이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통화에서 “신당에 합류 의사를 타진한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이 적지 않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