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가마우지(사진) 포획이 본격 시작된다. 토종 어류를 보호하고 양식장, 낚시터, 어업인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강원도 양구군은 3월부터 수렵면허 소지자 등 25명의 수렵인으로 피해방지단을 구성하고 민물가마우지 개체 수 조절에 나선다. 소양호 일원 집단서식지를 중심으로 배로 접근한 뒤 총기를 활용해 포획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양구군 관계자는 3일 “그동안 민물가마우지들이 닥치는 대로 물고기를 잡아먹고, 어민들의 그물까지 훼손하는 등 피해가 컸다”며 “유해 야생동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민물가마우지가 집단서식하는 인제군 등 다른 8개 시군도 포획에 나설 계획이다. 인제군 관계자는 “민물가마우지가 집단서식하는 근처의 하천에서 물고기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며 “포획 규모와 방법 등 세부계획을 수립해 포획에 나서려고 한다”고 말했다.
중대형 물새인 민물가마우지는 겨울철새다. 하지만 2000년 초반부터 국내 기후에 적응하며 텃새화됐다. 한 쌍이 한 번에 4~5마리, 연 2~3회나 산란해 개체 수가 크게 늘었다.
문제는 민물가마우지가 양식장이나 낚시터에 경제적 피해를 준다는 점이다. 민물가마우지는 하루 평균 700g의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번식기에는 1㎏을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내에는 춘천 영월 인제 등 9개 시군 하천과 호수, 저수지 등 42곳에서 2만 마리 이상이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내 내수면 어획량은 2017년 933t에서 2021년 613t으로 감소했다. 민물가마우지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도는 추정하고 있다.
산성이 강한 배설물 때문에 나무가 하얗게 말라 죽는 수목 백화 현상도 골칫거리다. 원주시는 매지저수지 내 거북섬의 나무가 배설물로 모두 말라 죽자 다시 나무를 심어 복원하고 있다. 소양강 하류에서 겨울철 상고대를 연출해 장관을 이루던 춘천 버드나무 군락은 민물가마우지가 집단서식하면서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민물가마우지는 그동안 큰 피해를 일으켰지만 포획할 수 없었다. 국제자연보호연맹의 보호종으로 지정돼 있어서다. 하지만 지난해 환경부가 민물가마우지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함에 따라 오는 3월 15일부터 포획이 가능해졌다.
도내 9개 시·군을 비롯한 전국 28개 지자체는 지난해 환경부에 민물가마우지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민물가마우지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했다.
양구=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