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방송사들이 ‘경영 위기 극복’을 신년 키워드로 제시했다.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의식한 듯 공정보도와 언론의 소명 의식도 앞다퉈 강조했다.
박민 KBS 사장은 2일 신년사에서 “수신료 분리 징수로 3000억 원대의 누적 적자가 예상된다”며 “방만 경영을 극복하기 위한 혁신은 우리에게 뼈를 깎는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데 구성원들은 사분오열돼 있고 집행부와 직원들 사이 신뢰는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슴 속 깊이 묻어두었던 KBS인의 자긍심과 공영방송인으로서의 소명 의식을 끌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형준 MBC 대표이사는 “우리 안의 해묵은 고비용 구조를 적시에 개혁해 나가면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권을 겨냥해 “MBC에 대한 평가는 정치권의 손에 쥐어진 권한이 아니다. 자의적인 잣대로 MBC를 ‘편향적’이라고 낙인찍는 대신 국민의 보편적 의식과 동떨어진 자신들의 편파성이 없는지 스스로 되돌아보는 게 최우선일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안 대표는 “우리가 아니면 누구도 할 수 없는, 힘 있는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으로 공영방송의 소명을 올해 더욱 분명히 확실하게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장균 YTN 사장은 “올해 총선이 있다. 만일 누군가 우리 보도에 부당하게 트집을 잡는다면 사장으로서 취임 때 밝혔던 다짐대로 외압을 막는 방패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며 “우리 스스로도 공정성을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 검증 보도에 충실하면서도 편파 시비에 휘말리지 않도록 일선 기자부터 데스크 간부까지 모두 지혜를 모아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