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의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관련 채권단이 400곳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태영그룹이 계열사 매각자금을 태영건설 자금난 해소에 사용하겠다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해 채권단 400여곳을 추려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 소집을 통보했다. 직접 차입금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보증채무까지 합친 규모다. 이 가운데 실질적인 채무 관계가 없거나 미미한 금융사를 제외하면 실제 채권단 규모는 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파악된 태영건설의 직접 차입금은 은행·증권사·자산운용사 등 80곳에 총 1조3007억원 수준이다. 태영건설이 PF 대출 보증을 선 사업장은 총 122곳이며 대출 보증 규모는 9조1816억원으로 집계됐다.
정확한 채권단 규모와 채권액 등은 오는 11일 채권자협의회에서 확정될 전망이다. 다만 채권단 규모가 줄더라도 20~30곳에 그치는 다른 워크아웃 채권단 수보다 월등히 많아 의결권 배분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장 대출마다 지방상호금융조합, 저축은행 등 워낙 많은 금융사가 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태영그룹이 계열사인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을 태영건설에 대여하겠다던 자구안이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태영건설이 지난달 29일 만기도래한 1485억원 규모의 상거래채권 중 수백억원도 갚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이에 대한 문제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