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 산업계가 주춤했던 지난해를 뒤로하고 새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작을 쏟아낸다. 한때 지갑을 두둑하게 했던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가 경쟁 포화 상태에 다다르면서 불모지로 여겼던 콘솔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추세다. 각 게임사가 창의적인 신작 출시로 불황을 털어낼 지 관심이 쏠린다.
게임 산업계는 한때 펜데믹으로 언택트 호재를 등에 업으며 고공행진했지만 이후 거리두기 해제, 고금리, 경기 악화 등의 여파로 깊은 침체에 빠졌다. 넥슨, 네오위즈 등 새 플랫폼 확장에 성공한 게임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3분기 매출 423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0% 줄었다. 넷마블은 7분기 연속 적자 늪에 빠지면서 3분기 누적 영업 손실 873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영업이익이 226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48% 추락했다.
불황에 빠진 게임사들은 새해 저마다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새 플랫폼 시장에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엔씨는 ‘배틀크러쉬’와 ‘쓰론 앤 리버티(TL)’의 콘솔 버전을 해외 시장에 선보인다. 배틀크러쉬는 시간이 지날수록 좁아지는 지형과 적들 사이에서 최후의 1인을 목표로 전투를 펼치는 난투형 대전 액션 게임이다. 닌텐도 스위치로 처음 선보이는 게임이기도 하다. TL은 아마존게임즈와 협업을 통해 북미·유럽 시장의 주요 플랫폼인 콘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넷마블은 올해 상반기에만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등 콘솔 장르를 포함한 신작 6종을 공개한다. 파라곤은 3인칭 슈팅(TPS)과 진지점령(MOBA) 장르가 합쳐진 독특한 게임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넥슨은 지난달 출시한 ‘더 파이널스’에 이어 PC·콘솔 신작인 ‘퍼스트 디센던트’를 올 여름 시장에 내놓는다. 슈팅과 역할수행게임(RPG)이 결합한 퍼스트 디센던트는 지난해 9월 진행한 오픈 베타 테스트에 약 200만명의 게이머가 참여해 기대를 모았다.
2019년부터 꾸준히 게임 정보를 공개해온 펄어비스의 ‘붉은 사막’이 올해 출시일을 공개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PC·콘솔 플랫폼으로 개발 중인 오픈 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인 붉은사막은 양질의 그래픽과 모션 캡처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된 전투 액션 등으로 글로벌 게이머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발매 시점이 무기한 밀리면서 게이머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지난해 굵직한 신작이 없었던 크래프톤은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를 올해 출시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인조이는 현실과 유사한 가상 세계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어 다양한 체험을 하는 게임이다. 또한 생존과 탐험, 역할수행게임(RPG) 장르를 결합한 ‘다크 앤 다커 모바일’의 담금질도 한창이다. 이 게임은 게임사 내 주력 개발진이 해당 게임 스튜디오에 모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