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공천은 두 가지”라고 전제했다. 한 위원장은 “공천하는 과정이 공정하고 멋져 보여야 한다”면서 “또 하나는 그 내용이 이기는 공천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신년인사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공천관리위원장 인선 기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른바 ‘김건희 특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도이치 특검’ 역시 여러 차례 총선용 악법이라고 설명했다”며 “그 법을 가지고 총선을 치르는 것은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건희 특검법’의 핵심은 김건희 여사가 2009~2012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특검 수사로 진상규명하겠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김건희 특검’이라는 표현 대신 ‘도이치 특검’이라는 단어를 썼다.
한 위원장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는 것으로 새해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한 위원장은 현충탑에서 헌화·분향한 뒤 묵념을 마치고 방명록에 “동료 시민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 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한 위원장은 신년인사회에서도 자신의 키워드인 ‘동료 시민’을 거론했다. 한 위원장은 “100일 남은 국민의 선택을 앞두고 동료 시민에 대한 ‘계산 없는 선의’를 정교한 정책으로 준비해서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동료 시민을 위해 ‘계산 없는 선의’를 보인 대표적 사례로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 지역주민에게 피난처를 제공한 인천의 찜질방 ‘인스파월드’ 업주 박운규씨를 들었다. 한 위원장은 “생활인으로서 권태나 사소한 감정 소모, 나태함이 불쑥불쑥 튀어나올 때면 인스파월드의 박 사장님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동훈 컨벤션 효과’로 들뜬 기류가 감지됐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이날 공개한 ‘차기 대통령 선호도 조사’에서 한 위원장은 24%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22%를 얻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2% 포인트 차로 앞섰다. 다만 국민의힘 재선의원은 “현재 지지율에 도취해선 안 된다”며 “더욱 긴장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3일에는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민경우 전 비대위원의 ‘노인 비하’ 발언 논란을 사과할 계획이다. 앞서 민 전 비대위원은 한 유튜브 채널에서 “지금 가장 최대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것”이라고 말한 내용이 알려져 임명 하루 만인 지난 30일 사퇴했지만, 한 위원장은 재차 사과하겠다는 의도다.
구자창 이종선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