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유럽 최장기 집권 국왕이자 덴마크 최초 여성 군주인 마르그레테 2세(83·사진) 여왕이 31일(현지시간) 신년 연설에서 재위 52주년 기념일인 오는 14일 왕위에서 물러난다고 깜짝 발표했다.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은 이날 밤 방송으로 생중계된 신년사에서 지난해 2월 받은 허리 수술을 언급하며 “미래를 생각하게 됐고, 다음 세대에게 책임을 물려줄 때가 온 것이 아닌지 고민하게 됐다”고 밝혔다. 여왕은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아버지의 뒤를 이은 지 52년 만인 14일 여왕 자리에서 물러나 큰아들인 프레데릭(55) 왕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고 말했다.
1972년 31세에 왕위에 오른 여왕은 2022년 9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숨진 후 유럽에서 가장 오래 재임한 군주가 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는 재치 있는 성격으로 덴마크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고고학을 공부했고 이집트 등 여러 곳의 유적 발굴에 참여했다.
프레데릭 왕세자는 14일 국무회의 이후 프레데릭 10세 국왕으로서 왕위를 계승한다. 아내는 호주 태생의 메리 도널드슨(51) 왕세자비로 슬하에 2남 2녀를 두고 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