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3위 쟁탈전… 아우디 자리 내주나

입력 2024-01-01 04:06

수입차 업계 3위 다툼이 치열하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가 양강 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아우디, 테슬라, 볼보가 그 뒤를 노리고 있다. 판매량 격차가 크지 않아 누가 3위에 오르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31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아우디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1만6650대를 팔았다. 수입차 업체 중 세 번째로 많은 판매량이다. 이어 테슬라가 1만5440대로 4위, 볼보가 1만5410대로 5위였다. 3위와 5위의 판매량 차이가 1238대에 불과해 12월 한 달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수준이다.

아우디는 3년째 수입차 3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1분기 이후 실적이 저조한 편이어서 자리가 위태로운 처지다. 반면 2022년 각각 5, 6위였던 테슬라와 볼보는 그해 4위였던 폭스바겐을 밀어내고 올라왔다.

특히 테슬라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테슬라는 지난해 1월 신차 등록 대수가 3대에 그치는 등 상반기 9위에 머물렀는데 하반기에 토요타, 미니, 포르쉐, 렉서스, 볼보를 한꺼번에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지난 9월 4501대를 포함해 최근 석 달 사이에만 1만893대를 팔았다.

상승세 배경으로는 모델Y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이 거론된다. 테슬라는 지난 9월 리튬인산철(LEF) 배터리를 장착해 가격을 약 2000만원 낮춘 중국산 모델Y의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모델Y는 지난해 수입차 신차 등록 순위에서 11월까지 벤츠 E클래스(1위), BMW 5시리즈(2위)에 이어 3위를 달렸다.

볼보는 꾸준한 판매량으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월 기준 누적 판매 대수가 이미 2022년 연간 판매량(1만4431대)을 1000대가량 넘어섰다. 9~11월 판매량은 아우디를 앞선다.

1위 경쟁은 BMW와 벤츠의 대결로 좁혀졌다. BMW는 지난해 1~11월 수입차 판매 누적 6만9546대로 1위를 질주 중이다. 벤츠가 6만8156대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BMW가 이긴다면 8년 만에 수입차 왕좌 자리를 되찾게 된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