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수요 잡아라” 다시 몸집 키우는 항공업계

입력 2024-01-01 04:05

‘펜트업(Pent-Up·경제활동 위축 해소)’ 효과로 항공업계가 다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4년 가까이 침체했던 항공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결과다. 국내 업계는 항공기 도입, 신규 인력 채용, 하늘길 확대 등 여러 방면에서 해외여행 수요 대응에 한창이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에어버스 업그레이드 기종인 ‘A321 네오(neo)’ 20대 주문을 체결하면서 이 기종이 50대로 늘어나게 됐다. 대한항공은 앞서 보잉 B787-9 10대, B787-10 20대, B737-8 30대 등 신형 기종 110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저비용항공사(LCC)도 너나 할 것 없이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차세대 항공기 B737-8 2대를 추가로 도입한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A330-300 3대를, 내년에는 중대형기 A330-300 2대를 포함해 7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은 내년에 B737-8 5대를 추가로 들인다. 진에어와 에어프레미아도 이 기종을 각각 4대, 2대 도입한다.

항공사들은 새 항공기 도입과 더불어 신규 노선 취항과 복항(되살리기), 증편으로 하늘길을 가다듬고 있다. 대한항공은 ‘엔저’에 치솟는 일본 여행객 수요에 맞추기 위해 인천~고마쓰(지난 28일), 인천~아오모리(오는 20일) 등 인천발 일본행 12개 노선을 모두 재개한다. 또 이달 20일부터 오는 3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일본 겨울 여행지 오이타 노선을 운항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요즘 여행 트렌드인 짧게, 자주 떠나는 ‘틈새 여행객’을 위해 필리핀 베트남 일본 등 중·단거리 노선을 확대 중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방공항 노선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올 초 청주공항에서 다낭 방콕 오사카 나트랑 연길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진에어는 국제선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9월 인천~나고야, 10월 부산~도쿄(나리타), 12월 부산~타이베이 및 인천~푸꾸옥 등에 신규 취항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31일부터 오는 3월 4일까지 인천~호놀룰루 부정기편을 운항하고 5월부터 LA 노선 매일 운항을 추진할 예정이다.

새 항공기, 새 노선이 생기면서 자연스레 일자리가 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티웨이항공 직원은 2761명으로 2022년 2275명 대비 21.4% 증가했다. 진에어는 같은 기간 1755명에서 2030명으로 15.7% 늘었다. 제주항공도 2833명에서 3009명으로 6.2% 증가했다. 대한항공은 1만7746명에서 1만7953명으로 1.2% 늘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팬데믹 때 줄어든 여객 수요가 90% 이상 회복됐다”며 “아직 공항 인프라 담당 직원과 현지 항공사의 지상 직원 등이 부족한 실정이라 채용을 빠르게 진행해 몰려드는 여행객들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명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