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천하람·이기인 野 이석현 ‘탈당’… 파급 효과는 의문

입력 2023-12-30 04:07

내년 4월 총선을 100여일 앞두고 여야 모두에서 탈당이 시작됐다. 여권에서는 ‘이준석 신당’이, 야권에서는 ‘이낙연 신당’이 각각 창당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추가 탈당이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대체로 당내 비주류 인사들이어서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2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내부에서 단기간 내에 국민의힘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판단했다”며 “미래를 위한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일은 필요성이 큰 것은 물론 성공할 가능성도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같은 당 소속 이기인 경기도의원도 이날 경기도의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우리 당의 못된 습관들은 더 이상 고쳐 쓸 수 없는 지경”이라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당에서 더 이상 미래를 꿈꾸기는 어렵다”고 탈당 이유를 밝혔다.

천 위원장과 이 도의원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만든 가칭 ‘개혁신당’의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다. ‘이준석계’로 불리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중 허은아 의원도 다음 주 탈당 관련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의 사심으로 민주당에 민주와 정의가 실종되고 도덕성과 공정이 사라졌다”며 “민주당을 탈당해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 신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전 부의장에 앞서 지난 26일 최성 전 고양시장도 민주당 총선 예비후보 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자 이낙연 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내달 1일 경기 고양시에 있는 행주산성에서 신년 인사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신당의 청사진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이 정치권에 얼마나 큰 파급력을 가질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구심이 많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등판으로 이준석 신당의 동력은 이미 떨어졌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도 “이 전 대표가 나가도 큰 파괴력은 없다고 본다. 지도부가 이재명·이낙연 만남과 관련해 별 얘기를 안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 전 부의장 탈당 및 이낙연 신당 합류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준석·이낙연 신당에 참여하는 인사가 늘어 신당이 몸집을 키우면 내년 총선에서 ‘제3지대 빅텐트’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특히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들이 합류하기 시작할 경우 국민의힘과 민주당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천 위원장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신당 합류 인사를 다음 주부터 소개할 예정이라며 “현역 의원 중 허 의원 외에 합류 의사를 밝힌 분이 있고, 차츰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재명 사퇴’를 요구한 민주당 비주류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도 이르면 내주 거취를 결단할 가능성이 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