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정명석(78)씨가 1978년 만든 기독교복음선교회는 교주 정씨를 재림한 메시아라고 주장한다. 이 단체의 약칭 JMS는 ‘예수, 메시아, 구원자’(Jesus, Messiah, Savior)를 의미한다는 게 단체 측 설명이다. 지난 3월 정씨의 성범죄 의혹을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공개된 이후 신자 수가 줄었지만 여전히 3만~4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정씨는 세뇌된 여신도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2009년 징역 10년을 선고받았고 2018년 전자발찌를 찬 채 만기출소했다. 그러나 그의 성범죄는 계속됐다. 홍콩 국적 여신도 메이플(29)을 23차례 성폭행하고 호주 국적 여신도 에이미(30) 등을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또다시 구속기소됐다. 메이플의 폭로 이후 고발장을 낸 여신도가 21명에 달했다.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가 4명이나 있었다. 모녀가 나란히 성추행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씨의 범죄 뒤에는 이 단체의 2인자 김지선(44)씨 등의 조력이 있었다. 김씨는 미모가 뛰어난 젊은 여신도들을 ‘스타’라고 부르며 따로 관리했다. 이들의 몸매가 훤히 드러난 사진을 찍어 수감 중인 정씨에게 보냈다. 정씨가 출소하자 메이플에게 잠옷을 건네주며 정씨 곁에서 자라고 지시했다. 정씨의 성폭행 후 ‘하나님의 극적인 사랑’이라며 그녀를 달래는 역할도 맡았다. 김씨는 지난 10월 대전지법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정씨는 22일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을 순종하던 여성 신도의 심신장애 상태를 계획적으로 이용했다”며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정씨가 또 만기출소한다면 100살이 넘는다.
JMS의 1인자와 2인자 모두 사법처리를 받았지만 이런 단체가 어떻게 수십 년간 존립했는지 의문이다. 재산은닉과 탈세 등 또 다른 불법 행위가 있는 건 아닌지 면밀히 살펴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선량한 신도들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당국의 엄정한 조사가 따라야 하겠다.
전석운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