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은 20일 일명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전개한 가운데 연합공중훈련을 펼쳤다고 합동참모본부는 밝혔다. 북한이 지난 18일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한 데 대한 맞대응 차원이다.
합참은 이날 “미국의 B-1B 전략폭격기가 전개한 가운데 제주 동방의 한·일 간 방공식별구역(ADIZ) 중첩구역에서 한·미·일 공중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훈련은 올해 8월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국방 분야 합의사항을 이행하고, 고체추진 ICBM 발사 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3국의 능력과 강력한 공동대응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계획했다”고 밝혔다.
B-1B는 B-52, B-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꼽힌다. 긴 동체가 백조를 연상시킨다고 해 ‘죽음의 백조’라고도 불린다. B-1B는 3대 전략폭격기 중 유일한 초음속(마하 1 이상의 속력) 전략폭격기다. 초음속으로 최대 1만1998㎞를 비행할 수 있다. 한반도에서 가장 가까운 B-1B 기지는 괌이다. 괌 기지에서 2시간이면 한반도 인근에 도착할 수 있다. 핵무기는 운용하지 않지만 내부폭탄창과 내외부 무장창에 최대 57t의 재래식 무장을 탑재할 수 있다.
미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전개한 건 올해 들어 13번째다. B-1B는 지난 2월과 3월에도 각각 두 차례씩 북한 ICBM 도발에 대응해 한반도에 전개됐다. 지난 8월에는 을지자유의 방패 한·미 연합연습 기간 연합공중훈련에 동원됐다.
미국의 전략폭격기 전개와 연계한 이날 공중훈련에는 한국 공군의 F-15K 전투기와 미국 공군 F-16 전투기, 일본 항공자위대 F-2 전투기가 참가했다. 한·미·일이 함께 공중훈련을 하는 건 지난 10월 22일을 포함해 올 들어 두 번째다.
합참은 “앞으로도 한·미·일 3국은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3국 간 안보협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가운데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고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공조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