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권에서 일본 철강기업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반대 목소리가 제기됐다. 국가안보 등 문제를 거론하며 연방정부가 승인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민주당과 공화당 양측에서 나왔다.
공화당 소속 J D 밴스, 조시 홀리,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19일(현지시간)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위원장인 재닛 옐런 재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철강산업은 미국의 제조, 국방 및 기타 중요한 역량에 핵심 역할을 한다”며 “선도적 철강 회사를 외국 기업이 통제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심각한 경제 및 안보 문제를 일으킨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본제철이 일본에 충성하는 기업으로 미국에 제품을 덤핑한 전례가 있다며 CFIUS가 인수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CFIUS는 외국인의 미국 기업 인수·합병 등 투자를 심사하고, 안보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대통령에게 거래 불허를 권고할 수 있다.
민주당 조 맨친 상원의원도 “이번 거래는 국가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US스틸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의 밥 케이시, 존 페터먼 상원의원도 “나쁜 거래”라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US스틸의 데이비드 매콜 노조위원장도 “양측은 이번 거래와 관련해 노조에 알리지 않았다. 지배구조 변화를 통보토록 한 파트너십 계약을 위반한 것”이라며 “정부 규제 당국에 이번 인수를 자세히 조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관련 질문에 “규제 심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번 거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말하지는 않겠다”고 답했다. 이어 “미국 제조업과 노조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철강노조의 신념을 조 바이든 대통령도 공유한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타임스는 “US스틸 인수를 놓고 거세지는 폭풍은 가장 친노조적인 대통령으로 자신을 홍보한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치적 딜레마를 안겨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CFIUS 업무를 총괄해온 마이클 라이터 변호사는 “일본의 미국 기업 인수에서 그런 일(승인 취소)은 일어난 적이 없다”며 동맹국과 갈등을 일으키는 결정은 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