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신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한·중 관계는 한·미동맹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중국과의 관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처음 출근하며 기자들을 만나 주요 외교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조 후보자는 대중 외교 방향성 질문에 “윤석열정부는 (지난 정부에서) 다소 소원해진 한·미동맹, 한·일 관계의 복원에 매진하다 보니 한·미, 한·일, 한·미·일 쪽에 (외교가) 치중된 현상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조화롭게 (한·중) 양자 관계를 유지할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내년 상반기 개최를 목표로 추진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는 “가능한 한 조기 개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북핵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조는 주유엔 대사 재직 시절(2016~2019년)과 비교해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 시절엔 중·러가 대북 제재 결의안에 찬성했지만 미·중 전략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러 갈등이 구조적으로 심해졌다”며 “비핵화 추진이나 대화 복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는 데 우선 주안점을 두고 대화와 협상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윤석열정부 들어 ‘한·미·일 대 북·중·러’ 대립 구도가 강화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북·중·러 관계 강화는 이전 정부 때부터 이뤄진 것”이라며 “안보 정세를 잘 살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조 후보자는 “굉장히 힘든 사안이다. 윤석열정부가 내놓은 해법을 기초로 한·일 관계를 생각하고 피해자들의 소신도 고려해 조화로운 방법을 찾겠다”고 답했다. 대법원은 21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및 유족 4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 선고를 할 예정이다.
한편 북한은 이날 노동신문을 통해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의 발사훈련이 “대성공”을 거뒀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화성-18형과 더불어 지난달 21일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을 언급하며 “만 리를 시야에 둔 ‘조준경’과 만 리를 때리는 강력한 ‘주먹’을 다 함께 수중에 틀어쥐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그 어떤 엄중한 군사적 위기와 전쟁 위기도 단호히 평정할 최강의 힘을 가졌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력적인 영도야말로 자력자강의 새 시대를 펼치는 위대한 힘”이라고 덧붙였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