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와 관련해 “워싱턴(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잘못된 결심을 내리면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지 뚜렷이 보여준 계기”라고 말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9일 밝혔다. 이번 도발이 미국 본토를 겨냥했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부대의 발사훈련을 현지에서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전날 오전 8시24분쯤 발사한 화성-18형이 최대정점고도 6518.2㎞, 거리 1002.3㎞를 4415초(73분58초)간 비행해 동해 공해상 목표 수역에 정확히 탄착됐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화성-18형 발사 현장을 찾은 것은 지난 4월과 7월 1·2차 발사에 이어 세 번째다. 김 위원장은 “미제와 추종 무리의 악질적 대결야망은 저절로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며 “적들이 계속 잘못된 선택을 이어가면 보다 위협적 방식을 택해 더욱 공세적인 행동으로 강력하게 맞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1·2차 발사를 ‘시험발사’라고 언급했던 것과 달리 이번 발사는 ‘발사훈련’이라고 밝혔다. 시험 단계를 넘어 실전배치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내년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북한이 도발 수위를 점점 높여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북한 주장과 달리 전문가들은 화성-18형이 아직 시험단계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발사체에 탑재된 모의탄두에 대한 내용이나 일정 고도에서 핵 기폭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 여부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7월 2차 발사 때와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북한이 성과를 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위원장의 딸 주애도 화성-18형 3차 발사 현장에 동행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도 “김주애를 ‘여장군’ 및 ‘4대 수령’으로 키우고자 하는 김정은의 의도가 다시 확인됐다”고 해석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