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지표에 기름값 영향력 더 커진다… 음식·숙박·오락·문화 가중치도 늘려

입력 2023-12-20 04:08
17일 오전 서울시내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앞으로 휘발유·경유 등 기름값이 물가 지표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지게 됐다. 반대로 휴대전화 요금이나 쌀 가격의 영향력은 줄어들 전망이다.

통계청은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기준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 개편 결과’를 발표했다. 통계청은 마지막 자리가 0·2·5·7로 끝나는 해마다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토대로 소비자물가지수의 현실 반영 수준을 개선한다. 2년 만에 이뤄진 이번 개편에서는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소비 형태 변화가 주로 반영됐다.

지출 목적별로 보면 음식 및 숙박 부문의 가중치가 131.3에서 144.7로 가장 크게 증가했다. 오락 및 문화 부문도 가중치가 57.5에서 62.9로 늘어 ‘엔데믹 효과’를 톡톡히 봤다. 반면 2020년 개편에서 급증했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154.5→142.0)와 보건(87.2→84.0) 부문의 가중치는 나란히 뒷걸음질 쳤다.


품목별로는 휘발유(20.8→24.1)와 경유(13.0→16.3)가 3.3씩 올라 가장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되살아난 해외여행 수요에 해외단체여행비(2.4→5.5) 가중치도 크게 올랐다. 외식 분야에서는 치킨(7.0→8.6), 커피(7.2→8.8)가 대표적인 가중치 증가 품목이었다.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치킨·커피 소비량을 반영한 결과다.

반대로 다목적승용차의 가중치는 10.2에서 7.7로 떨어져 가장 크게 줄었다. 대형승용차(4.9→3.2)와 중형승용차(2.3→1.0) 역시 하향 조정을 피하지 못했다. 다만 전기동력차의 가중치가 2.9에서 5.1로 올라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를 대변했다.

이번 개편으로 올해 물가상승률과 근원물가는 소폭이지만 하향 조정됐다. 개편 결과를 반영한 올해 1~11월 누계 물가상승률은 3.6%로 기존에 발표된 3.7%보다 0.1% 포인트 낮다. 한국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근원물가 지표로 활용하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같은 기간 상승률이 3.6%에서 3.5%로 하락했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