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BQ·한상 차림 등 한국 대표음식 키워 수출 넓혀야

입력 2023-12-19 04:06
비빔밥. 게티이미지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한식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 대표 음식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일본 ‘스시’나 태국 ‘똠얌꿍’처럼 단번에 한국을 떠올리게 하며 인지도가 높은 대표 상품이 없다는 것이다. 한식을 대표할 주요 품목을 선정하고 현지화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K푸드 산업을 확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최규완 경희대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한식당이 진출한 해외 주요국은 연평균 87조원가량을 한식에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팀은 열성적인 한류 소비자의 한식 소비 비율은 2021년 기준 38.4%에 달한다는 추산도 내놨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 K팝 등을 통해 한국을 처음 접하게 된 외국인들이 비빔밥, 김밥, 삼계탕 등에도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다.

다만 시장 규모가 이처럼 커진 것에 비해 한식 콘텐츠가 빈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김치는 해외에서 건강 발효식품으로 각광받지만 요리라기엔 부족하다. ‘불닭볶음면’ ‘신라면’의 인기에 한국 라면의 해외 매출은 연간 2조원에 육박한다. 그러나 수제 라면으로 유명한 일본이 있는 상황에서 한국을 라면 종주국으로 부르긴 어렵다.

이규민 경희대 교수는 탁자에서 구워 먹는 고기 음식과 한국식 한상 차림 등 두 가지 음식 문화의 수출을 제안했다. 이 교수는 “삼겹살과 한우는 따뜻하게 구워서 바로 먹는 장점이 있고, 일본과 비교해도 고기 종류가 다양하다”며 “관련 기자재 수출 등 부가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식 한상 차림은 밥과 나물, 국 등이 포함된 식사를 뜻한다. 최근 미국의 김밥 열풍처럼 이른바 ‘건강식’이라는 점을 홍보할 수 있다. 단품이나 코스 요리 위주로 식사하는 영미 문화권에 한상 차림은 신선한 자극이 될 수 있다.

이 교수는 정부가 한식의 확장성을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현지인이 한식을 식당에서 소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집과 사무실 등에서 각자의 레시피를 가지고 한식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중요한 날마다 가족끼리 둘러앉아 삼겹살을 구우며 정을 나눴다는 식의 스토리를 만들어 전파하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

음식 이름을 영어로 바꿀 때 한국 발음 그대로 표기하는 것도 방법이다. 비빔밥을 ‘Rice Mixed with Vegetables and Beef’로 쓰는 대신 ‘bibimbap’으로 적으면 외국인들도 비빔밥을 한식으로 곧바로 인식할 수 있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