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으로 한동안 끊겼던 외국인 유입세가 크게 늘고 있다. 팬데믹 쇼크가 끝나자 한국에서 일하고 공부하는 외국인이 다시 많아지면서 국내 체류 외국인과 외국인 취업자 모두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3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 상주하고 있는 15세 이상 외국인은 14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만9000명(9.9%) 늘었다. 2012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고 수준이다. 외국인 취업자 수도 같은 기간 8만명(9.5%) 늘어난 92만3000명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90만명을 넘어섰다.
비전문취업(E-9)과 유학생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비전문취업자와 유학생은 각각 6만명, 2만5000명 늘어난 26만9000명, 18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임경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정부가 비전문 외국인력 도입을 확대하는 정책을 펼치고, 코로나19 종식으로 유학생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취업자가 많이 늘어난 산업 분야는 제조광공업, 농림어업이다. 모두 비전문취업 체류 자격으로 온 외국인들이 전통적으로 가장 많이 종사하는 분야다. 주로 제조업 공장이나 농촌에서 일하는 외국인들로 올해 5월 기준 취업자 수는 각각 전년보다 4만1000명, 1만5000명 증가한 41만2000명, 6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30대 취업자가 전년보다 3만명 늘어난 30만8000명으로 전체의 33.3%에 달했다. 이어 15∼29세도 21만4000명으로 전체의 23.2%로 집계됐다. 외국인 취업자 중에서 30대 이하 젊은 취업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40, 50대 비중은 각각 18.5%, 15.7%였다.
임금을 받으면서 생활하는 외국인 절반은 한 달에 평균 200만~300만원 수준을 벌었다. 외국인 임금근로자 3명 중 1명(35.8%)은 월 평균 소득이 300만원 이상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고용률은 64.5%로 전년보다 0.3% 포인트 떨어졌다.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비중이 낮은 유학생이 많이 늘면서 비경제활동인구가 많아진 영향이다.
유학생의 증가는 실업률도 밀어올렸다. 올해 실업률은 전년보다 1.2% 포인트 오른 5.4%로 집계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교육을 마치고 구직활동을 하다 실패한 유학생들이 실업률에 잡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