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카카오가 내년부터 AI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톡은 18일 AI 적용을 통한 대화 요약과 말투 변경 기능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카톡 실험실에는 ‘안 읽은 대화 요약하기’ 기능이 추가됐다. AI가 읽지 못한 메시지를 한 번에 요약해줌으로써 그간 겪은 불편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공격적인 AI 대응을 강조한 카카오의 첫 작품이다.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은 지난 11일 카카오 사내 임직원 간담회 ‘브라이언톡’에서 임직원들에게 AI 관련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수년 전부터 AI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기술 및 전문적으로는) 잘 모른다”며 “여러분 도움이 필요하니 많은 아이디어를 내 달라”고 말했다. AI 전략 수립이 늦어졌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발언으로 읽힌다.
김 위원장은 “AI 캠퍼스에서 밤을 지새우든 하면서 크루(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해 다음을 구상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우리 경쟁력을 감안해 내년 초 우리의 AI가 무엇이냐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크루의 절반은 AI에 뛰어드는 시기가 왔으면 좋겠다”고도 언급했다.
신임 카카오 대표 내정에도 AI 사업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카카오 단독 대표로 내정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는 AI-로봇 등 선행기술 투자 전문가다.
그러나 이미 AI 모델을 내놓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네이버는 지난 9월 대규모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와 더불어 이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를 공개했다. 이어 네이버 통합검색에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CUE):’도 적용했다.
반면 카카오는 당초 연내 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통해 LLM ‘코(Ko)GPT 2.0’을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정확한 출시 시기가 불투명하다. 내부적으로도 공개 시점을 두고 혼란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임송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