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몸값 ↑에… 외인 ‘새 얼굴’ 찾기 힘드네

입력 2023-12-19 04:08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 ‘새 얼굴’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현재까지 계약이 완료된 19명 중 새 얼굴은 7명에 불과해 재계약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팬데믹 여파로 선수층이 얇아진 데다, 미국프로야구메이저리그(MLB) 최저 연봉이 올라 새로운 선수를 찾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KIA 타이거즈는 18일 소크라테스와 총액 12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고 발표했다. KIA가 올 시즌이 끝난 뒤 보류선수 명단에 토마스 파노니를 등록해 둔 상태라 남은 두 자리 중 한 자리 역시 재계약 선수가 채울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올 시즌 한국시리즈를 이끌었던 상위팀들도 KBO 무대에서 이미 검증된 자원들을 두루 뽑았다. KT 위즈는 2017년부터 4년간 KT 타선을 이끌었던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총액 90만 달러)를 불러 들였고,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총액 150만 달러), 웨스 벤자민(총액 140만 달러)과 재계약을 체결했다. LG 트윈스 역시 KBO 간판 용병 케이시 켈리(총액 150만 달러), 오스틴 딘(총액 130만 달러)과 재계약을 맺으며 외인 세 자리 중 두 자리를 구관에게 내줬다.

업계 내에서도 재계약 비중이 부쩍 커진 걸 체감하고 있다. 그만큼 기존 선수보다 뛰어난 외국인 선수 찾기가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국내 구단 관계자 A씨는 “확실히 외국인 선수 풀 자체가 줄어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 B씨도 “예년보다 선수 수급이 나아졌다더니 막상 협상 테이블에 들어가니 원하는 수준의 선수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코로나19 여파로 선수 층이 얇아진 게 표면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KBO리그에는 주로 MLB 마이너리그의 트리플A 선수들이 오곤 하는데, 이들이 팬데믹 기간 전후로 현격하게 줄었다. 당시 비용 절감을 위해 마이너리그 각 구단들이 팀 규모를 줄이면서 생계가 어려워진 선수들 다수가 은퇴했기 때문이다.

MLB 구단들의 처우가 좋아진 것도 한국행 메리트가 줄어드는 데 한 몫 거들었다. 노사협약 타결로 MLB 최저 연봉이 2022년 70만 달러부터 매년 2만 달러씩 증가해 2026년 78만 달러로 올라갔다. 빅리그에서 일정 기간 뛰면 연금도 받을 수 있다. 반면, KBO리그 신입 외국인 선수의 몸값 상한액은 100만 달러로 고정돼있다.

외국인 선수들로서는 한국에 오느니 MLB 승격을 노리며 마이너리그에 남거나 훨씬 높은 연봉을 부르는 일본 리그로 가는 게 낫다는 판단이 설 수밖에 없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