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션이 국내 최초 루게릭요양병원 착공 후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렸다. 션은 지난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늘 드디어 204억 규모의 국내 최초 루게릭요양병원 착공식을 했습니다”라며 “14년의 긴 여정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식으로”라는 글을 올렸다.
션은 22년째 루게릭병 투병 중인 박승일 전 농구 코치와 함께 승일희망재단 공동대표를 지내며 국내 최초 중증 근육성 희소질환인 루게릭병 전문요양병원 건립에 힘써 왔다. 이날 착공식에는 박 공동대표도 휠체어를 탄 채 참석해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션의 이런 간증에 많은 유명 기독인사들은 감격하며 댓글을 달았다. 이지선 이화여대 교수는 “결국 해내고야 마는 션 오빠 때문에 하나님도 바쁘심, 어쩌면 그 반대일지도 모르겠지만요”라고 축복했고 가수 엄정화와 바다는 “아멘”이라고 화답했다.
루게릭요양병원 건립은 두 사람의 오랜 꿈이었다. 박 공동대표는 미국 유학 후 2002년 현대모비스 코치로 발탁됐지만 이내 루게릭병 판정을 받았다. 이후 루게릭병 커뮤니티를 개설했고 투병기 ‘눈으로 희망을 쓰다’를 쓰며 루게릭병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했다. 션은 교회에서 선물 받은 박 공동대표의 책을 읽은 뒤 그를 찾아갔고, 그렇게 두 사람은 2011년 승일희망재단을 설립했다.
내년 12월 건립 예정인 루게릭요양병원은 24시간 전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루게릭병 환자는 마음 편히 간병을 받고, 그의 가족은 일상을 되찾는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희망승일재단에 따르면 전국 요양병원 1500여곳과 요양원 3400여곳 중 루게릭병 환자에게 적합한 시설은 없다.
루게릭병 환자의 통상 생존 기간은 5년 전후다. 그러나 박 공동대표는 강한 의지로 22년간 투병하고 있다. 그는 착공식에서 “오래전 요양병원 건립이라는 꿈을 품고 희망과 기적이란 단어의 의미를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 희망을 기적처럼 보게 됐다. 많은 기부자와 제 꿈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누나인 박성자 승일희망재단 상임이사를 통해 전했다.
착공식에서 션은 “박승일 한 사람이 꿈을 꾼 지 22년 만에, 그리고 제가 그 일에 함께하기로 한 지 14년 만에 루게릭요양병원을 착공할 수 있게 돼 정말 감사한다”며 “건립을 위해 함께해 주신 30만여명의 기부자와 기업에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션은 루게릭병 돕기 아이스버킷 챌린지 참여를 통해 루게릭병에 대한 홍보와 모금 유치에 적극 참여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