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10억 이상 부자들 “내년 투자는 예적금·국내주식”

입력 2023-12-18 04:03
사진=연합뉴스

금융 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부자들은 내년에 예·적금과 국내 주식에 중점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주택을 여전히 중장기적으로 유망한 투자처로 보고 있지만 건물과 토지는 지난해보다 덜 선호하는 모습이다.

17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3 한국 부자 보고서’를 보면 부자 400명 중 90% 이상이 내년에 더 많은 돈을 넣을 투자처로 예·적금(24%)과 주식(21%)을 꼽았다. 연구소는 금융 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400명을 대상으로 지난 7~9월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 폭이 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부자들은 향후 1년 이내 고수익이 예상되는 투자처로 주식(47.8%)과 거주용 주택(46.5%), 금·보석(31.8%), 거주용 외 주택(31%)을 꼽았다. 거주용 주택은 현재 거주하는 아파트나 오피스텔, 단독 주택, 다가구 주택을 뜻한다. 거주용 외 주택은 투자용 아파트 등이다.


부자들은 해외 주식보다 국내 주식을 더 선호했다. 국내 주식에 대해 ‘투자 의향이 매우 있다’거나 ‘약간 있다’는 응답률은 74.8%로 해외 주식(41.8%)보다 33% 포인트 높았다. 국내 주식 중 유망한 섹터로는 전기차·배터리(43%), 반도체·디스플레이(32%), 정보기술(IT)·소프트웨어(29.5%)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부자들이 주식 투자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국가는 미국(30.3%)이다. 현재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투자하고 있는 국가도 미국(31.9%)과 유럽 연합(10.5%) 순으로 나타났다.

중장기적으로 고수익이 기대되는 투자처로는 주택(거주용 44.3%, 거주용 외 32.3%), 주식(44%), 금·보석(32%)이 지목됐다. 1년 전에는 빌딩·상가(38%), 토지·임야(35.8%), 주식(31%), 금·보석(26.8%) 순으로 중장기 고수익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연구소는 “세계 경제와 국제 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자산 가치가 하락할 수 있는 부동산보다 기업 가치에 기반한 개별 주식, 안정적인 금·보석의 순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자들은 올 한 해 예·적금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예·적금 보유율은 94.3%로 전년(84.5%) 대비 9.8% 포인트 상승했다. 금융과 부동산 시장이 모두 위축됐던 탓에 원금이 보장되는 고금리 예·적금 판매가 증가한 영향이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