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지만 삶의 만족도 떨어지는 한국 학생

입력 2023-12-18 04:04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었던 지난달 16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권현구 기자

한국 학생이 다른 국가의 또래보다 공부는 잘하지만, 삶의 만족도는 떨어진다는 국제 비교 연구결과가 나왔다.

1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2022’ 결과를 보면 한국 학생들의 22%는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삶의 만족도를 최저 0점에서 최고 10점으로 매겨달라는 질문에 불만족에 해당하는 ‘0∼4점’을 고른 학생 비중이다. OECD 평균은 18%였다. 삶에 대한 만족도가 낮다고 응답한 한국 학생들이 주요 국가에 비해 좀 더 많다는 얘기다.

PISA는 중3∼고1 학생의 수학·읽기·과학 성취도를 국제 비교하기 위해 2000년부터 3년 주기로 진행하는 조사다. 81개국이 참여한 이번 조사는 학업 성취도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만족도와 학교·가정 생활 등에 대한 설문도 포함했다.

이 같은 결과는 최상위권인 학업 성취도와 뚜렷이 대조된다. PISA 2022에서 한국 학생들의 수학, 읽기, 과학 점수는 모든 영역에서 OECD 평균보다 높았다. 평균 점수로 매긴 순위로 전체 조사 대상국 가운데 최고 2∼3위를 차지했다.

앞서 PISA 2018 당시 삶에 불만족한다는 한국 학생 비중은 23%로 OECD 평균 16%보다 7%포인트 높았다. PISA 2015에선 22%로 OECD 평균(12%)을 10%포인트 웃돌았다.

대체로 한국 학생들은 학교에 높은 소속감을 느끼고 있으며 안전한 장소로 여기고 있었다. ‘학교에 소속감을 느낀다’는 학생은 79%로 OECD 평균 75%보다 조금 높았다. ‘학교에서 외부인 같이 느껴진다’는 학생은 9%로 OECD 평균 17%보다 낮았다. ‘등굣길이 안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학생은 5%였으며 OECD 평균 8%보다 낮았다. ‘교실에서 안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학생은 OECD 평균 7%보다 낮은 4%였다.

‘한 달에 몇 차례 이상 괴롭힘의 피해자가 된다’고 답한 인원은 남학생 10%, 여학생 8%였다. OECD 평균은 남녀 모두 20% 수준이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