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조각투자 시장 열렸다… 구사마 야요이 ‘호박’ 1호 상품

입력 2023-12-15 04:07
구사마 야요이의 호박 시리즈 중 한 작품. 뉴시스

일본 현대 미술가 구사마 야요이의 작품 ‘호박’이 국내 미술품 조각투자 상품 1호가 된다. 조각투자 사업자의 증권신고서 제출이 가능해진 뒤 효력이 발생하는 첫 사례다.

금융감독원은 열매컴퍼니가 지난달 23일 제출한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15일부터 발생한다고 밝혔다. 투자계약증권은 공동 사업에 투자하고 손익을 받는 계약상 권리를 뜻한다. 기존에는 주식이나 채권 같은 증권이 유통됐는데, 미술품이나 음원 등 조각투자가 등장하면서 이런 자산도 증권으로 인정되는지 논의가 진행됐다. 금융당국이 지난 7월 증권으로 인정된 5개 조각투자 사업자의 사업 재편을 승인하면서 조각투자가 가능해졌다.

조각투자 사업자들은 잇달아 증권신고서를 냈지만 기재가 부실해 심사가 지연됐다. 사업자들은 정정 신고서를 다시 제출했고, 이중 구사마 야요이의 작품을 기초자산으로 한 열매컴퍼니가 처음으로 심사 문턱을 넘었다. 조각투자는 각사 플랫폼을 통해 청약 신청이 가능하다. 내년 상반기부터는 일반 주식처럼 한국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다.

금감원은 미술품 투자계약증권의 투자 기간이 3~5년으로 길고 자산을 공동으로 소유해 환금성이 낮은 만큼 투자 성향에 맞게 투자할 것을 당부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