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마약 투약으로 집행유예를 받은 가수 박유천(37)씨가 이번에는 4억원가량의 세금을 체납해 고액 세금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쌍칼’ 역할로 출연한 배우 박준규(59)씨도 명단에 포함됐다.
국세청은 고액·상습체납 7966건과 조세포탈범 31명, 불성실 수령 기부금 단체 41곳의 명단을 14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고액·상습체납 명단은 개인이 4939명, 법인이 3027곳이다. 개인 3조4078억원, 법인 1조7235억원 등 모두 5조1313억원이 체납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공개 대상이 1026건 증가했고 체납액도 7117억원 늘었다.
박유천씨는 2016년부터 현재까지 양도소득세 등 모두 5건의 세금을 체납한 것으로 파악됐다. 체납액은 4억900만원이다. 마약 투약 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 거액의 세금을 내지 않은 것이다.
박준규씨도 2015년부터 종합소득세 등 6건 3억3400만원을 체납했다. 고액·상습체납자는 체납일로부터 1년이 지난 미납부 세액이 2억원 이상일 경우 명단이 공개된다.
개인 고액·상습체납자 중 가장 많이 체납한 이는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는 이학균(43)씨다. 체납액은 3029억원이다. 이씨는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수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체납액 기준 상위 10명 중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 운영자는 이씨를 포함해 2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법자’인 조세포탈범 31명 중에서는 드라마 허준과 올인, 아이리스 등을 집필한 작가 최완규(59)씨가 눈에 띈다. 최씨는 보조작가들에게 지급한 적 없는 인건비를 비용으로 허위 신고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포탈했다. 포탈한 세액은 11억6300만원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최씨는 이 건과 관련해 탈세 혐의로 1년2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18년에도 사기와 상습도박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명단 공개 대상자들의 신상은 이날부터 국세청 홈페이지를 통해 열람할 수 있다. 이름과 법인명은 물론 나이·직업·주소 등 정보가 공개된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