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파’도 비자금 의혹… “기시다에 치명상 될 수도”

입력 2023-12-14 04:04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3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에 휩싸인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 소속 각료 4명을 경질키로 했다고 현지 언론이 13일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자민당의 아소 다로 부총재,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과 만나 14일 각료 인사를 단행한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과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 스즈키 준지 총무상, 미야시타 이치로 농림수산상이 경질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관급인 부대신 중 아베파 5명도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아베파 소속 장차관 15명 전원을 경질할 계획이었으나 아베파의 반발을 수용해 부대신보다 직위가 낮은 정무관 중 일부는 유임시키기로 했다. 아베파의 저항에 기시다 총리가 한발 물러선 셈이다. 아사히신문은 “총리의 구심력 저하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기시다 총리는 아베파를 도려내며 비자금 스캔들을 돌파하려 했지만 자신이 이끌었던 ‘기시다파’로 스캔들이 번지면서 더욱 궁지에 몰리고 있다. NHK 등에 따르면 아베파와 마찬가지로 기시다파도 최근 5년간 정치자금 모금 행사(파티)에서 수입 중 일부를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는 방식으로 비자금 수천만엔을 마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기시다 총리는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사무국에 자세히 조사할 것을 지시했고, 구체적인 사실이 확인되면 적절하게 설명하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아사히신문은 “기시다파에서도 정치자금 파티 부실 기재 의혹이 부상했다”며 “대응에 따라서는 여당 내에서 나오기 시작한 총리 퇴진론에 박차가 가해지고 치명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