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가둔 청년들… “직업 관련 어려움 때문” 1위

입력 2023-12-14 00:04 수정 2023-12-14 00:04

고립·은둔 청년들은 사회로부터 단절된 원인으로 ‘직업 관련 어려움’을 가장 많이 꼽았다. 고립·은둔 청년 10명 중 8명은 현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것으로 조사돼 이들을 위한 사회적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지난 7~8월 7주 동안 고립·은둔 청년 2만13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13일 공개했다. 전국 단위 고립·은둔 청년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는 처음이다. 조사 결과 고립·은둔이 시작된 연령이 20대였다는 응답이 60.5%로 가장 높았다. 23.8%는 10대 때 시작됐다고 답했다.

청년기 고립·은둔의 이유(중복응답)로 ‘직업 관련 어려움’이 24.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인관계(23.5%)’ ‘가족관계(12.4%)’ ‘건강(12.4%)’ 순으로 나타났다. 처음 사회에 진출한 뒤 실패나 좌절한 경험이 고립의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0대의 경우 ‘대인관계(27.1%)’ ‘가족관계(18.4%)’ ‘폭력이나 괴롭힘 경험(15.4%)’을 이유로 꼽았다.


고립·은둔 청년 중 80.8%는 현재 고립·은둔 상태를 벗어나고 싶다고 답했다. 이 중 67.2%는 고립·은둔을 벗어나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 탈고립·은둔 노력으로는 일이나 공부 시작(45.4%), 취미활동(35.6%), 병원 진단 및 치료(16.3%), 심리상담 시도(15.5%)가 있었다.

이렇듯 일상 복귀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경제적 영향 등으로 재고립되는 경우가 많았다. 전체 응답자 중 45.6%는 일상생활 복귀 시도를 했지만 다시 고립·은둔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교통비 등 돈과 시간이 부족해서(27.2%)’ ‘힘들고 지쳐서(25.0%)’ 등으로 나타났다.

고립·은둔 청년 8436명 가운데 6360명(75.4%)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청년 평균 자살 생각 비율인 2.3%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고립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살 생각 비율도 높아졌다. 그 가운데 1698명(26.7%)은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민주 기자 la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