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서도 내년 4월 총선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이탄희 의원과 홍성국 의원이 13일 불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현역 의원은 모두 6명이 됐다.
그러나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비교할 때, 친명(친이재명)계 주류의 희생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어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지도부의 ‘희생과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판사 출신의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총선에 남아 있는 출마 기회를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불출마 이유로 선거법을 들었다. 이 의원은 “선거법만 지켜 달라”면서 “국회와 거대 양당은 선거제 퇴행 논의, 양당 카르텔법 도입 논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반대하며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되 ‘위성정당 방지법’ 제정을 주장해 왔다.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최근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말하며 병립형 회귀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대해 “멋없게 이기면 총선을 이겨도 세상을 못 바꾼다”면서 “제2, 제3의 윤석열 대통령이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도 국회 기자회견에서 “오랜 고민 끝에 제22대 총선에 불출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 사장을 지내 ‘증권맨 신화’로 알려진 홍 의원은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17번째 영입인재로 발탁됐다.
홍 의원은 “지난 4년간 국회의원으로서 우리 사회를 바꿔보려 노력했으나 지금의 후진적인 정치 구조가 갖고 있는 한계로 인해 성과를 내지 못했다”면서 “우리나라의 미래 비전을 만드는 ‘미래학 연구자’로 다시 돌아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민주당 현역 의원 중 불출마를 선언한 사람은 박병석(6선·대전 서구갑) 우상호(4선·서울 서대문갑) 오영환(초선·경기 의정부갑) 강민정(비례) 의원까지 모두 6명이다.
그러나 이 정도의 불출마로 주류 희생의 신호탄을 먼저 쏘아 올린 국민의힘과의 혁신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안민석 의원은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혁신을 과감하게 해야 한다”며 “그 혁신 속에는 초선이든 다선이든 자기 결단, 희생도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쇄신 국면을 활용해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과 ‘올드보이’들의 불출마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