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의 그림자… 10명 중 6명은 연 3000만원 못 번다

입력 2023-12-13 04:05
게티이미지뱅크

혼자 사는 사람 10명 중 6명은 1년에 3000만원을 못 벌고 대출은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TV 속 연예인들의 ‘나 혼자 산다’와 현실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023년 통계로 보는 1인가구’에 따르면 지난해 연 소득 3000만원 미만인 1인가구 비중은 61.3%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1인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3010만원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3000만원을 넘어섰지만 평균의 효과였을 뿐 개개인의 상황은 달랐던 셈이다.


소득이 적은 1인가구는 지출 수준도 낮았다. 1인가구는 지난해 월평균 155만1000원을 지출하며 전체 가구(264만원)의 58.8% 수준에 그쳤다. 1인가구가 가장 많이 돈을 쓰는 곳은 음식·숙박(17.8%), 주거·수도·광열(17.6%) 순이었다. 대부분 먹거리나 주거로 돈이 많이 나가는 실정인 것이다. 고물가 국면에서 부담이 커진 데다 월세 비중이 높아 주거비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1인가구의 빚 부담은 더 늘었다. 올해 1인가구의 가구당 평균 부채는 3651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9% 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1인가구의 자산은 전년보다 0.8% 줄어든 2억949만원으로 나타났다. 자산은 줄고 빚은 계속 늘어나는 셈이다.


주거 환경도 열악하다. 2021년 기준 1인가구 절반 가까이는 40㎡(약 12평)에 거주하고 있었다. 전체 가구 평균 주거면적(68.3㎡)의 65% 수준이다. 특히 40㎡ 이하에 사는 이들의 비중은 더 늘어난 반면 40~102㎡ 면적 거주 비중은 전년보다 줄었다.

1인가구가 가장 원하는 주거정책은 전세자금 대출 지원이었다. 전체 1인가구 10명 중 3명이 전세자금 대출 지원을 원했고, 이후 월세 보조금 지원(19.6%), 주택구입자금 대출 지원(17.8%) 순이었다.

저출산고령화 속에 1인가구는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1인가구는 750만2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4.5%를 차지했다. 1인가구 비중은 매년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전체 가구 유형 중 가장 흔한 유형이 됐다. 70세 이상 초고령자가 혼자 사는 경우는 18.6%로 늘어났다. 이렇게 혼자 사는 이들 대다수(73.4%)가 주말에 TV나 유튜브 등 동영상을 보는 것으로 여가를 보냈다. 이 같은 정적인 여가활동을 보내는 비중은 전체 인구보다 상대적으로 많았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