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목사(군목)와 민간 군선교사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군목은 장기 근무 등으로 갈수록 인사 적체가 심해지는 반면 군선교사는 ‘은퇴 러시’로 인력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12일 교계 및 군선교계에 따르면 군선교의 핵심축인 군목은 현재 250명이 활동 중이다. 군종법사는 130명, 군종신부는 100명이다. 군목은 주요 부대에서 장병들의 종교 활동과 정신전력 증강에 일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군목을 중심으로 한 군선교 활동에 어려움이 감지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과 군 환경 변화로 부대 내 종교 활동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선 군목들의 인사 적체 현상이 새로운 복병으로 떠올랐다. 중령, 소령 등 비교적 고위급 군목이 많아지고 이들 가운데 장기 복무자가 늘면서 인력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군목의 인적 구조가 기존 피라미드 구조에서 항아리 구조로 돼 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양재준 군선교연합회 총무목사는 “인사 적체 현상으로 지원자가 군목이 되려면 2~3년 정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사이 목사가 아닌 전도사라는 애매한 위치에 머물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타 종교에서 군종 부족 현상이 심화하는 것과 상반된다. 개신교에선 여전히 군목이 되려는 지원자가 많고 소위 고인 물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군선교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민간 군선교사의 상황은 정반대다. 정년에 도달해 은퇴자가 속출하고 있지만 빈자리가 제대로 충원되지 않다 보니 벌써부터 인력부족에 대한 걱정이 터져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후년까지 은퇴하는 군선교사가 100명 이상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때문에 군선교사의 인적 공백을 메우는 방안이 시급한 상황이다. 재단을 설립해 군선교사에게 정책적으로 모금·후원하는 제도를 만들어 지원을 유도해야 한다는 제안이 있다. 교단 차원에서 더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요청도 나온다.
배홍성 웨슬리언군선교사협의회장은 “현재 예장고신 측은 군선교사 1인당 월 50만원씩, 기독교한국침례회는 월 100만원씩 지원한다”며 “교단 차원에서 군선교비 내지는 생활비 사역비로 지원을 늘리는 게 현실적으로 효과적인 방안이다. 그래야 젊은이들도 군선교사를 지원한다”고 전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