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홍보하게 돈 있니” 서경덕도 당했다… 도 넘은 SNS 사칭

입력 2023-12-13 04:07

SNS에서 유명인 계정 사칭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명인으로 속여 투자를 유도하거나 독도 홍보를 빌미로 돈을 요구하는 등의 범죄가 활개를 치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2일 페이스북(사진)에 “인스타그램에 너무나 많은 (저의) 사칭 계정이 생겼다”며 “‘독도 홍보하게 돈 좀 있니’라는 글을 제보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를 사칭한 계정이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어에게 다이렉트메시지(DM)를 보내 ‘독도 홍보 모금이니 돈을 내라’고 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저는 어떠한 상품도 판매하지 않고, 팔로어들에게 돈을 요구하는 DM을 보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했다.

서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제보를 여러 번 받았다”며 “사칭 계정이 제 팔로어들을 상대로 단체 메시지를 보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문제가 반복되면 메타 측에 해결을 위한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할 계획”이라고 했다.

SNS 계정 사칭 문제는 수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다. 2020년 인스타그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사칭한 계정이 등장했다가 삭제됐었다. 지난해부터는 사칭 계정을 기반으로 한 불법투자 광고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등 유명 인사와 김영익 서강대 교수 같은 전문가들도 사칭 피해를 입었다. 김 교수는 최근 페이스북에 “계속 신고하고 있는데도 사칭 피해를 보시는 분이 있다”며 “저는 리딩방 등에서 종목 추천을 해본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썼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에 여러 차례 시정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메타는 이달부터 유료 본인 인증 서비스인 ‘메타 베리파이드(Verified)’ 서비스를 국내 도입했다. 월 2만원가량의 구독료를 내고 정부 발급 신분증으로 본인 인증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하지만 계정 사칭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유료 서비스 개발에만 열을 올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