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팽두부과강채(大烹豆腐瓜薑菜). 충남 예산의 추사 고택 기둥에 있는 글귀입니다. 최고의 반찬은 두부 오이 생강 나물이라는 얘기지요. 추사는 평생 얼마나 맛난 요리를 많이 먹어봤을까요. 그런데 소박한 푸성귀 반찬이 제일이라는 것입니다. 무슨 얘기일까요. 고회부처아녀손(高會夫妻兒女孫). 그 옆 기둥에 있는 글귀입니다. 최고의 모임은 부부와 자녀와 손자라는 말입니다. 두 글귀를 함께 읽으면 가족과 함께 나누는 밥상이 최고라는 말이 되겠네요.
솔로몬은 엄청난 영화를 누린 왕입니다. 하루 먹거리로 밀가루 아흔 섬에 소 서른 마리와 양 백 마리에다가 노루와 사슴과 살진 새도 썼답니다. 말 그대로 산해진미요 진수성찬입니다. 그런데 솔로몬의 잠언은 이렇게 말합니다. “마른 빵 한 조각을 먹으며 화목하게 지내는 것이, 진수성찬을 가득히 차린 집에서 다투며 사는 것보다 낫다.”(잠언 17:1, 새번역) 무슨 말일까요. 음식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말이지요. 무엇을 먹느냐보다 누구와 먹느냐가 중요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보다 더 맛나고 행복한 밥상은 없습니다.
서재경 목사(수원 한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