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투자자는 ‘금’으로 시선을 돌린다. 금리 인상기가 끝나면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며 금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하다. 금값은 이미 고공 행진 중이고 관련 상품에도 시중 자금이 몰리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지난 4일 금 1g당 가격은 장중 8만7910원까지 올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2014년 3월 24일 KRX 금 시장이 문을 연 뒤 가장 높은 가격이다.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금은 지난달 KRX에서 1223㎏ 거래돼 지난 4월(1386㎏) 이후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값이 치솟았던 지난 4일에는 하루 동안 약 150억원어치에 이르는 172㎏이 거래됐다.
금 선호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뉴욕 상품거래소에서는 지난 3일 금 1온스가 2136달러에 팔려 3년 4개월 전 기록(2020년 8월 7일·2073달러)을 갈아치웠다.
개인이 금에 투자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금 통장’ 개설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 모두 금 통장을 팔고 있다. 금 통장을 만든 뒤 돈을 넣으면 은행에서 입금액에 해당하는 금을 사 적립해준다. 금 현물이나 시세에 해당하는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다. 금 통장은 입·출금이 편리하고 0.01g 단위로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매매 차익의 15.4%를 배당소득세로 내야 하고 수수료도 발생한다.
‘골드바’를 구매하는 방법도 있다. 은행이나 증권사, 한국조폐공사 등에서 골드바를 직접 살 수 있다. 골드바를 사면 보유세와 상속세, 배당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골드바는 상품으로 취급돼 살 때 10%의 부가가치세를 내야 한다. 구매처에서 약 5%가량의 수수료도 뗀다. 단순 계산했을 때 금값이 15% 이상 오르지 않는 한 시세 차익을 누리기 힘든 구조다.
KRX를 이용해 금 현물을 살 수도 있다. 금 현물을 KRX 장내 거래하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1g 단위로 거래할 수 있어 소액 투자도 가능하다. 전용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은 불편한 부분이다. 실물로 찾을 때는 부가세가 부과된다.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증권사 계좌만 있으면 거래가 가능해 편리하다. 다만 국내 상장 금 ETF는 매매 차익에 배당세가 부과된다.
금 ETF는 최근 금 시세 급등기 개인 투자자로부터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상품이기도 하다. 한국투자신탁이 출시한 국내 유일 금 현물 ETF인 ‘ACE KRX 금 현물 ETF’는 지난 6일 순자산이 1020억원까지 불어났다. 지난해 말 금 현물 ETF 순자산은 430억원에 불과했는데 올해 들어 2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국내 상장 원자재 ETF 순자산 증감률은 평균 3.8%에 그쳤다.
김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