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틴은 고지혈증 치료와 예방을 위해 널리 쓰이는 약물이다. 간에서 콜레스테롤 생성 억제, 피 속의 콜레스테롤 농도 낮추기, 염증 감소 등의 효과가 입증돼 있다. 그런데 이런 스타틴이 만성 호흡기질환인 천식의 악화 위험을 낮춰 치료제로 쓰일 가능성이 제시됐다.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박해심·장재혁 교수팀과 의료정보학교실 박래웅 교수팀은 스타틴을 지속 복용한 천식 환자 545명과 복용 않은 천식 환자 545명의 임상 데이터를 10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천식 악화, 천식 관련 입원, 2형 당뇨병·고혈압 발병 위험도, 염증 지표의 변화 등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스타틴 지속 복용 천식 환자는 그렇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천식 악화 위험은 29%, 중증 천식 위험은 43%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천식 악화는 쌕쌕거림 등 천식 증상이 나빠져 예정되지 않은 병원 방문을 한 경우로, 중증 천식은 전신 스테로이드약 투여가 필요한 경우로 정의됐다.
두 환자군에서 천식의 주요 원인인 ‘호산구의 변화’는 뚜렷하지 않은 반면, 대표적 염증 지표인 C반응 단백질과 면역 글로불린E,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저밀도지단백(LDL)은 유의한 차이가 관찰됐다. 연구팀은 “스타틴이 천식을 악화시키는 염증과 관련 호산구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그 외 다른 염증 조절 기전을 통해 천식 증상이 심해지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그간 스타틴이 2형 당뇨병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왔는데, 이번 연구에선 두 환자군 간 당뇨병 발병에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장재혁 교수는 11일 “서로 별개 질병으로 여겨졌던 고지혈증과 천식의 연결 고리를 입증했으며 나아가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이 성인 천식 환자의 악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In Practice)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