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프리미엄도 덩달아 올렸다… 스트림플레이션 가속도

입력 2023-12-11 04:06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잇단 가격 인상으로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과 인플레이션을 합친 신조어)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OTT인 유튜브는 광고 없이 동영상을 시청하는 ‘유튜브 프리미엄’의 국내 가격을 한 번에 43%가량 올렸다.

유튜브는 지난 8일 유튜브 프리미엄의 가격을 기존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인상한다고 한국 고객들에게 공지했다. 2020년 9월 이전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해 월 8690원을 내던 장기 가입자의 경우 인상률은 71%나 된다. 유튜브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개선하고, 크리에이터 및 아티스트들을 지원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유튜브는 최근 미국,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에서도 구독료를 올렸다. 지난 7월 미국에서 유튜브 프리미엄의 가격은 11.99달러에서 13.99달러로 인상됐다.

앞서 넷플릭스도 지난달부터 국내에서 거주지 외 이용자들과의 계정 공유를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거주지가 다른 이용자가 계정을 공유하려면 5000원의 추가 요금을 내야 해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를 내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달부터 월 9900원의 단일 요금제가 아닌, 프리미엄(월 1만3900원), 스탠다드(월 9900원)로 나눈 가격제를 운영하고 있다. 프리미엄은 영상 화질이 높고, 동시 스트리밍 기기 수가 더 많다. 국내 OTT인 티빙 역시 이달부터 구독료를 약 20% 인상했다. 대신 티빙은 내년 1분기 중 월 5500원 수준의 ‘광고 요금제’(광고를 시청하는 대신 구독료가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OTT의 연이은 구독료 인상으로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 부담은 커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2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OTT 이용률은 지난해 기준 72%로 10명 중 9명 꼴이었다. 주 이용층인 10~30대의 경우 이용률은 90%를 웃돌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OTT 이용자는 평균 2.7개의 플랫폼을 구독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해외 OTT 기업의 가격 정책에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이 비교적 높은 해외 OTT 기업에 대한 정부의 가격 관리가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인의 월간 유튜브 사용 시간은 지난 10월 기준 1044억분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10일 “글로벌 빅테크에 대한 정부의 제재는 국내 기업에 비해 소극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