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日 ‘오타니 호외’ 1년에 3번

입력 2023-12-11 04:10

일본 도쿄에선 10일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29)의 컬러 사진을 담은 요미우리신문 호외가 뿌려졌다. 오타니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240억원)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는 내용이었다. 호외를 챙겨가는 도쿄시민들 모습이 AP통신을 통해 전 세계에 전해졌다.

오타니 소식을 담은 호외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17일 오타니가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MLB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로 선정됐을 때도 일본 매체들이 호외를 냈다. 2021년 첫 수상 때도 호외가 나왔고, 당시 도쿄타워가 오타니 등번호 17번을 17시17분에 점등하는 행사를 갖기도 했다. 지난 3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이 오타니의 투타 활약 덕분에 미국을 꺾고 우승했을 때도 동료와 환호하는 오타니 모습을 담은 호외가 뿌려졌다. 한 해에 선수 한 명 때문에 호외가 3번이나 발행된 것이다.

오타니가 각광받는 건 비단 고액연봉 계약이나 뛰어난 실력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오타니는 누구보다 성실한 자세로 경기를 준비하는 등 선수로서 자기관리가 뛰어나고 ‘파도 파도 미담만 나온다’는 얘기가 회자될 정도로 야구장 안팎에서의 품성도 남다르다. 고교 때부터 ‘인사 잘 하기, 구장과 덕아웃 쓰레기 줍기, 물건 소중히 다루기, 응원 받는 사람 되기, 독서하기, 심판한테 깍듯이 대하기’ 등을 실천해 왔다고 한다. 그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서도 예의 바르고 상대팀을 배려하는 모습으로 자주 화제가 됐다.

실력에다 그런 품성까지 갖췄기에 일본팬들이 오타니 호외를 가보로 삼겠다거나, 오타니를 신처럼 존경한다는 찬사를 보내는 것일 테다. 요즘 해외에 진출한 우리나라 프로 선수들이 불미스러운 일로 자주 입방아에 오르고 있는데 오타니처럼 우리 선수들도 품성 관리에 바짝 신경써야 할 것 같다. 이전에도 운동선수들이 음주나 도박, 학교폭력 같은 일로 커리어를 망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어려서부터 지덕체를 겸비할 수 있게끔 육성해야 하지 않을까.

손병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