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가 군수품 이전을 최근까지 지속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위성사진을 통해 포착됐다. 지난 10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 북한 나진항에서 양측이 이전한 것으로 추정되는 컨테이너가 4600개 이상 확인됐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는 8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백악관이 10월 나진항에서 북한이 군사장비 및 군수품을 러시아로 이전했다고 확인한 이후에도 해당 지역에서 계속 높은 수준의 활동이 나타났다”며 “군수품 이전이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앞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0월 13일 브리핑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000개 분량의 군사장비와 탄약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북한 탄약 창고에서 반출된 화물이 나진항을 거쳐 러시아 선적 앙가라호 등에 실린 뒤 러시아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분단을 넘어’는 커비 조정관 발표 이후에도 나진항에서 비슷한 선적 이동이 계속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나진항에서 10월 23일 약 780개, 11월 12일 약 800개, 15일 약 1010개, 20일 약 990개의 컨테이너를 위성사진으로 확인했다. 11월 25일 약 550개, 30일 약 490개 등 최근에도 무기 이전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컨테이너가 발견됐다.
‘분단을 넘어’는 백악관이 북·러 간 무기 이전에 연루됐다고 지목한 러시아 선박 2척(앙가라호·마리아호)이 나진항에서 다시 관찰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컨테이너와 선박 이동은 지속적이고 다양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일반적이지 않았던 활동 수준”이라며 “북한과 러시아가 항구나 선박을 변경하는 등 다른 수단을 통해 관련 해상 이동을 모호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나진항에서의 이러한 활동과 두만강∼하산 간 철도 교통 증가는 최근 북·러 간 무기 협력 증가에 대한 우려 속에 이뤄졌다”며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직접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