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0월부터는 실손의료보험비를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청구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7일 보건복지부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이같이 정했다고 밝혔다. 내년 10월 25일부터는 병상이 30개 이상인 의료법상 ‘병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2025년 10월 25일부터는 모든 의료기관과 약국을 대상으로 실손보험 청구를 전산화할 계획이다.
TF는 전산 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전 작업을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보험금 청구 절차부터 양식 표준화, 정보 송·수신 인증 등에 필요한 세부 사항을 이해관계자와 협의해 확정하고 조만간 시스템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보험업계가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송 대행 기관이 보험사와 병원 사이에서 진료 기록 등을 중계하는 역할을 한다. 전송 대행 기관으로는 보험개발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청구 전산화는 막대한 실손보험 적자 폭을 줄일 묘안으로도 평가받는다. 실손보험은 가입자 수가 4000만명에 육박한다. 한국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지급될 보험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지급된 실손보험금은 12조8000억원인데 올해는 14조7000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보험 사기는 실손보험 적자 폭을 더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적발된 보험 사기 혐의자는 10만2680명, 금액은 1조820억원에 이른다. 적발액 중 60%를 넘는 6680억원이 진단서를 위·변조하거나 입원·수술비를 과다 청구한 사례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가 이뤄지면 이런 문제를 적발하기가 한층 더 쉬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