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사업장 절반 손실 낼 수도”

입력 2023-12-08 04:03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금융 당국이 최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금융 지주를 긴급 소집했다. 최악의 경우 전국 부동산 PF 사업장 중 절반에서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암울한 관측이 나온다.

5대 지주 관계자는 7일 “금융위원회가 지난 5일 5대 지주 PF 업무 총괄 임원들과 가진 점검회의에서 지방과 비아파트 등 수익성이 낮은 사업장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중점적으로 논의됐다”면서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내년, 내후년 부동산 PF 시장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5대 지주를 만나기 하루 전인 지난 4일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의 ‘부동산 PF 정상화 펀드’를 운용하는 금융사 5곳과도 만나 집행 상황을 점검했다. 이후로도 부동산 PF 시장 안정화를 위해 저축은행과 캐피털사 등 제2 금융권 금융사를 비롯해 부동산 사업을 직접 벌이는 시행사와 시공을 맡는 건설사 등과 릴레이 회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부동산 PF 시장은 그야말로 풍전등화다. 금융위 회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현재 캠코나 경매 등을 통해 처분되는 브리지론(토지 매입과 인허가 등 건설 사업 초기에 쓰이는 단기 차입금) 단계의 토지 매매가는 대출액보다 30~50% 낮은 수준”이라며 “고금리 시기가 길어질 경우 브리지론 사업장 중 최대 절반은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성이 낮은 업장부터 순차적으로 파산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