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맑음’… 철강·이차전지 흐리고 건설은 비바람

입력 2023-12-08 04:03
국민일보DB

내년에 제약·바이오 업종 경기는 맑겠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기계 디스플레이는 ‘구름이 조금’ 끼겠으나 대체로 좋은 흐름을 보이겠다. 철강 석유화학과 이차전지 분야는 ‘흐리고’ 건설업에는 ‘비’가 내리겠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주요 업종별 내년 산업기상도 전망을 7일 발표했다. 대한상의는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6일까지 9개 협회·단체에 대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업황을 이같이 분석했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주요 산업 전반에서 수출 회복세를 기대하는 가운데 업종별 희비가 갈릴 것으로 예상했다. 제약·바이오는 신약 파이프라인(신약을 도출해내는 후보물질) 개발의 증가세 덕에 ‘맑음’(매우 좋음)으로 예보했다. 현재 한국에서 1800여개 이상의 신약 후보 물질이 개발 중이고, 기업들의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한국 신약이 증가세를 보인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FDA의 승인을 받은 신약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1건, 지난해 2건, 올해 3건이었다.

반도체, 자동차 등은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구름 조금’(좋음)으로 예보됐다. 반도체 업황은 개선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감산과 수급조절 노력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단가 상승에 힘입어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15%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 업종은 수출이 올해 대비 1.9% 증가한 275만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수요 정상화와 하반기 금리 인하로 인한 소비심리 회복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친환경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가 차량의 수출이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중국의 저가 전기차 공세와 일본 하이브리드차의 선전은 부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철강과 석유화학 업종은 중국발 공급과잉 우려로 먹구름이 짙게 깔릴 것으로 보인다. 이차전지 업종 역시 비싼 전기차 가격, 국내외 전기차 보조금 폐지·축소 등 겹악재로 깜깜한 앞날이 기다리고 있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박사는 “최근 중국 내 배터리 공급과잉은 직·간접적으로 배터리 가격을 낮추는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배터리 가격 하락이 전기차 수요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더라도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하는 보급형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더 많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건설업엔 비바람이 불겠다. 부동산 가격하락에 따른 건설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민간 건축을 중심으로 수주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지난 1~9월 기준 건설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가량 감소했다. 김문태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중국의 생산능력 향상과 주요국의 자국 산업 보호에 따라 글로벌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